졸업과 신앙(2): 주님의 은혜라!    

고전 15:9-10

 


매년 오월 마지막 주일은 졸업예배로 드립니다. 참 많은 분들이 우리 코넬한인 교회에 왔고 졸업을 하고 떠났습니다. 한어권을 중심으로 1년에 평균20명씩 졸업한다고 보면, 우리교회 역사가 48년이므로 계산하면 졸업생이 960명입니다. 대충 천 명 정도 될 것 같습니다.

 

20살에 유학을 와도 초창기 멤버들은 거의 70이 되어 가는 나이입니다. 졸업생들이 이곳에 있으면서 가졌던 공통적인 생각이 있었다면 다들 이곳 생활이 힘들었다고 말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졸업생분들 그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예배에 참석한 졸업생들도 있는데 다시 한번 더 졸업을 축하 드립니다.

 

예배에 함께 해 주신 부모님들 먼 곳에 자녀 보내놓고 많은 것을 후원하셨을 줄 압니다. 우리 부모님들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주에 떠나는 분들을 축하하고 축복하는 환송식을 미리 가졌습니다. 많은 감사를 하나님께 드리고, 이곳에서 받은 사랑에 대해 고마움을 성도들에게 전하는 모습을 보며 참 좋았습니다

 

이제 졸업하는 분들에게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고전 15:10절에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는 고백을 하나님께 꼭 올려 드리고 떠났으면 합니다. 이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여러분이 이곳을 떠나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바울 사도와 같은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이 고백은 살면서 늘 겸손히 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바울 사도는 교회사에서 엄청난 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신약성경27권 중에 사도 바울이 기록한 것이 13개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정도이면 존경과 칭찬은 물론 다른 사도들에 비해 뒤질 것이 없는 사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15:9절을 보면 바울 사도는 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라고 그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어서 뒤에 소개됩니다. 늘 그의 심중에는 자신이 예수를 알기 전에 교회를 박해했던 사람임을 생각하며 살았다는 것이 증명이 됩니다

 

그 말에 이어 사도라 칭함을 받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은 오늘 날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직분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모든 분들에게 주어진 직분은 자격보다는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인들 자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그 역시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사람입니다.

 

이곳을 떠나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직분이 주어질 때 자격을 이유 삼아 너무 지나치게 거부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자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을 때 겸손할 수 있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어느 곳에든지 부름에 겸손히 나아가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섬기는 여러분들이 되기를 부탁 바랍니다.

 

둘째, 내 삶에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그 모든 것이 절대로 헛되지 않다는 고백입니다. 예수를 만나기 전에 바울은 스데반을 죽이는 일에 주도적으로 가담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이요 영광이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이런 사고 속에 빠져 사는 사람에게 주님은 다메섹에서 그의 삶에 강하에 개입하셨습니다.

 

주님은 그의 눈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의대로 한다면 그를 죽이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그를 택하고 부르셨습니다. 게다가 다메섹에서 이런 엄청난 영적 체험만으로도 그를 사용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3년 동안이나 아라비아로 보내 하나님과 관계를 배우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셨습니다( 1:17).

 

그 이후에도 달려 갈 길을 다 가기까지 은혜로 그의 삶에 깊이 관여하시며 이끌어 가셨습니다. 결국 성도는 세상이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하나님의 결정, 심지어 고난까지 우리에게 허락하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개입을 인정하며 살아야 합니다. 나만 버려두는 것 같지만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알고 보면 나를 위한 하나님의 강한 사랑의 증거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확신입니다. 22:3절에 의하면, 바울은 당대의 최고의 선생인 가말리엘 밑에서 학문을 배운 엘리트였습니다. 또 행 22:28절을 보면, 바울은 태어날 때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세의 가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한 일이 무엇이었습니까?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 죽이는 일을 했습니다. 성도들을 핍박하며 결국 박해자로 살다 생을 끝마쳤을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집니다. 영원히 사망 가운데 죽어야 할 이방 사람들을 위해 그 땅에 가서 영혼을 살리는 이방인의 사도로 그를 부르게 됩니다.   

 

게다가 행 19:12절을 보면 바울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놓기만 해도 병든 자가 낫고 악귀들이 도망가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런 능력은 날 때부터 그리고 누군가에게 배워서 얻은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역사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주의 일을 할 때 능력이 필요하면 은혜를 허락해서라도 이루어 나가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곳에 남은 분들이나 떠나는 분들이나여기까지 나를 있게 하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는 믿음의 고백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내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습니다라는 겸손으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성도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