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1): 엘리사벳의 성탄 

1:39-45

 


12월은 한 해와 학기를 마치는 분주함이 있는 달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복된 크리스마스가 있어 기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교회는 장식을 하고 트리를 세우는 화려한 성탄은 아닙니다. 오히려 연말과 함께 조용하고 주님 오심에 더 의미를 찾는 성탄을 해마다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4번에 걸쳐 성탄 시리즈를 통해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으로 온 첫 성탄을 사람들은 어떻게 맞이했는지를 살펴 보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을 기록한 누가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다루기 전에 먼저 세례요한의 출생과 그의 부모에게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부모는 모두들 부러워할 만한 가문의 사람들입니다. 아론 대제사장 가문의 어머니 엘리사벳과, 아비야 반열의 제사장 가문의 아버지 사가랴는 대단한 집안이었습니다(1:5). 그러나 이들에게는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 자녀가 없었습니다(7).

 

그런 부부에게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어느 날 천사로부터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사가랴가 듣게 됩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이 임신을 하게 됩니다. 엘리사벳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로의 말을 듣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배 속에 아이가 있고 난 뒤부터는 기쁨으로 충만하게 됩니다.

 

천사가 남편 사가랴에게 일러 준 말이 있습니다. 장차 태어날 아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14), 하나님이 그를 크게 쓸 아들임을 알려 주었던 것입니다(15). 그러나 이 사실은 사가랴가 나중 말을 할게 될 때(64) 까지는 엘리사벳은 모르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마냥 행복한 시간이 흘러 6개월이 지난 어느 날입니다(26). 친척인 어린 마리아가 그녀의 집을 방문합니다(39). 사실 왜 마리아가 자신을 찾아왔는지 엘리사벳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친척이기에 자신의 임신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부모들이 보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문안인사를 하는 순간부터 엘리사벳의 성탄은 시작됩니다. 그때 갑자기 자신의 배속에서 아이가 뛰기 시작합니다. 41절에 의하면 엘리사벳은 바로 이어서 성령 충만함을 받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입에서 마리아를 축복하는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살면서 그녀에게 기쁜 날도 있었지만 우울한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마리아의 배속에 있는 아이를 만나는 순간 완전히 변합니다. 사실 그때까지 이유는 잘 알 수 없지만 임신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숨겨 오고 있었습니다(24-25).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을 드러내고 남을 축복하는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단지 자신이 소원하는 바를 이루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령 충만으로 채워졌기 때문입니다(41). 이것이 이천 년 전의 엘리사벳이라는 한 여인이 맞은 첫 성탄의 모습입니다. 엘리사벳은 두렵고 염려로 가득 차서 자신에게 찾아온 어린 마리아의 심령을 위로하기 시작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예상 하지 못한 일로 인하여 당황하며 힘들어 하는 마리아에게 하나님이 이루어 가는 일임을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성령에 감동된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내 주의 어머니(43)로 호칭하며 마리아가 이 일의 주인공이 된 것이 정말 복임을 말해 줍니다(42).

 

왜냐하면 라는 호칭은 메시야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마리아의 배속에 있는 아이는 메시야로 이 땅에 온 하나님의 아들임을 알려줍니다(35). 이 엄청난 일을 수행하는 주인공이 바로 마리아임을 인식시킴으로 두려워하는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을 하고 있음을 확신시켜 주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처녀로 정혼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처녀가 임신하는 것 자체가 너무 위험스러운 일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에 마리아를 찾아간 천사는 엘리사벳을 미리 소개해 주었습니다(36). 마리아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해 줄 누군가를 필요했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살다보면 도저히 인간의 논리와 설명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납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정말 하나님의 뜻 가운데 일어난 일임을 설명하고 그들을 위로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교회에 더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성령충만 없이는 위로가 우리 가운데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람의 말은 한계가 있습니다. 말을 하지만 오히려 상처가 되어 더 힘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늘 말씀과 기도와 찬양의 삶을 사는 성도는 성령충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입술에는 위로의 말이 나오고, 손에는 사랑의 행위가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엘리사벳이 그냥 임신해서 기쁘하기만 했다면 마리아를 어떻게 대했을까요? 어린 친척 하나가 사고치고 와서 산골 시골에(39) 사는 자신의 집에 숨으려고 왔다고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뭐 이런게 있어라는 말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제사장의 신분으로 끌고나가 돌로 치려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성령의 능력을 체험해 본 사람들은 하나님이 보낸 위로받을 자들을 알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 입술에 하늘의 말을 주어 엘리사벳처럼 그들을 위로하게 하십니다. 우리도 2018년 성탄을 곧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우리 성도님들은 성탄을 기다리고 계십니까?

 

온 성도가 성령충만을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성령충만은 우리 공동체를 살립니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함으로 그들을 위기로부터 끌어올릴 것입니다. 사랑의 손길은 우리 믿음의 공동체를 더 풍성하게 만들것입니다.

 

성도의 따스한 말은 지금 힘든 일들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하나님이 함께 한다는 위로를 더해 주실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이 옳습니다라는 믿음의 고백을 올려 드릴 수 있게 만들 줄 믿습니다. 온 성도가 엘리사벳과 같이 어려운 가운데 있는 분들을 위로하는 성탄을 맞이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