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목회서신                                 기다림

매년 같은 시간에 볼 수 있는 코넬의 풍경이다. 이번 주 추수감사절을 맞아 잠깐 학교가 방학을 한다. 학생들이 오늘부터 집으로 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집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생각해 본다. 나도 이민자가 되어 아이들이 태어나고 살아가면서 고향 집을 그다지 생각하지 못하고 산다.

올 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더 고향을 생각할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더 나이가 들면 고향이 생각날 때가 오겠지만 아직은 현실에 바쁘게 살면서 내가 있는 곳을 더 생각하게 된다. 한편, 우리가 태어난 곳만 고향이 아니라 우리의 영적인 고향도 그리워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아버지의 집을 생각하는 시간도 가지기를 원한다.

모두들 학기는아직 남아 있지만 그래도 일정을 마치고 고향으로 간다는 즐거움에 긴 줄도 지겹지 않다. 며칠 전 시험 준비에 찌들린 얼굴들이 아니다. 조금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생기가 돈다. 우리 역시 믿음의 사람으로 본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땅에서 열심히 살면서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즐거워하며 사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까?

너무 이 땅에서의 삶만 집중하는 우리가 아닌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한 번쯤은 우리도 정말 내가 가야 할 곳, 나를 기다리며 문 밖에서서 기다리는 나의 아버지의 품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우리들에게 허락되기를 기도한다. 이제 몇 년 뒤면 우리 아이들도 대학에 가서 집으로 돌아올 그 때는 다른 느낌을 발견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