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목회서신 마지막을 즐기는 기쁨
살다가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결혼 하기 전 처녀와 총각으로서의 전날 밤 시간. 참 기분 좋은 마지막이다. 제대를 둔 군인이 하루를 남기고 있는 시간 역시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이다. 게다가 코넬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도 꼭 언급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몇 번
헌혈을 한 경험이 있다. 미국에 와서는 헌혈을 한다는 것을 생각도 안하고 살았다. 게다가
쉽게 접할 수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코넬에 와서 우리 교회가 있는 건물에서 헌혈이 학기에 몇 번 정기적으로
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늘 지나면서도 무관심하게 쳐다만 보고 지냈다.
바쁜 이유도 있었다. 사실 조금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미리 신청을 하고 시간에 맞춰 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지난 학기에는 내려가다 일이
생겨 미루었다. 이번 학기는 시작하자 바로 헌혈을 했다. 누워있는 동안
안내 책자를 살펴 보았다. 나이가 적혀 있었고 헌혈 후 영양소가 든 음식을 섭취해야 해야하는
이유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이었다.
읽고 있는 동안 왠지 다음에는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번더 할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내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것같은 다른 것들이 이제 점점 다가올 것이다.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늘상 해오던대로 하기는 하겠지만 마음은 즐기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